오전에 스킹을 마치고 정상부 테라스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하면서 바라본 앞쪽 봉우리에 뭔가에 끌리듯 불현듯 올라야 겠다는생각에 스키를 세워두고 스키화로 무작정 등반을 시작해 약 두시간만에 정상에 올랐습니다 3,200에 시작 했어니 4,000가까이 되리라 생각 되는데 정상엔 아무런 표지도 없이 양쪽이 깍아지른 절벽의 한평 남짓 바위 뿐이였습니다

눈과 바위길을 발목이 고정된 스키화로 오려르니 불편하지만 잊고 있었던 예전의 등반감이 조금씩 나타나는것 같아 까맣게 잊고 살았던 또다른 나를 만나는것 같습니다

히말라야 등반시 8,000대를 넘어설때 느꼈던 세상이 시야아래로 내려감을 다시한번 느낄수 있었음에 놀라웠습니다

한쪽은 설벽으로 한쪽은 바위절벽 능선을 걸어면서 설악산 용아장성 개구멍 지리산 개선문 같은곳도 지나 갔습니다

아이젠도 없이 스키화에 스키복이라 불편해 미끄러지며 섬뜩할때도 있었지만 왼지 포기하고 돌아서면 내 젊은 산쟁이 시절이 사라져 버릴것만 같아 두려웠는지도 모릅니다

채 한평도 되지않는 정상에 않아 맞은편 파노라마를 보니   그랑드죠라와 아이거, 드류를 닮은 봉우리가 보여 90년에 누비던 알프스 등반이 주마등처럼 생생하게 지나갑니다

30년 세월이 지났건만 파릇했던 그 소년이 시간을 초월해 이곳에 서 있어 섬뜩 합니다

세월은 피부를 주를지게 하지만 이상을  포기하면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는 어떤 영화대사가 생각납니다

오늘 이 등반으로 서울대 병원에서 종합검진검사를 한번 받은것으로 생각하여 이상없음을 확인했어니 어떻게 히말라야 7,000대정도는 대들어서 하산은 패러로 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무모한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필선고기심지 그런 거창한건 아니지만 한 1년정도만 몸 만들면 30년전 엣된 소년은 아니라도 비스무리는 되지 않을까하며 세월을 잡고 매달려보는 50대 중년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잠 못드는 침블락의 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