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들어도 불러도 생각만으로도
괜히 가슴이 먹먹해지는 단어다
부유한 교육자이신 외할아버지 집에 맏딸로 마산 도시에서 태어나 누구보다 귀하게 자랐을 엄마 천석군 집안은 아니지만 남들이 부러워 했을만한 집안에 맏며느리로 들어올때만해도 꽃길 인줄만 알았을텐데 애간장 녹는 가시밭길이 될줄이야 그때는 몰랐을 엄마 집앞 섬진강 건너엔 매화가 산넘어 화개엔 십리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릴때 꽃 구경은 커녕 꽃비대신 땀으로 삼베적삼 적시며 고통속에 낳아주신 엄마
요즘같이 산후조리원이나 흘러넘치는 온수도 편리한 인스탄트 식품 하나 없던 시절에 집안 장손 낳았다고 모던희생 감수하고 남들보다 늦은 아들소식에 남 몰래 애태웠던 시간들 위로받았을 엄마
할아버지 방랑기을 100% 업해서 물려받아 희말라야간 아들소식 9시뉴스 장식한 사고소식보고 정한수 떠놓고 빌며 애태웠을 엄마 놀란가슴 버선발로 서울 김포공항까지 달려와 이제 가지말라며 두손잡고 글썽이는 눈으로 애원하던 고왔던 엄마
그 눈물 마르기도전에 다시 배낭꾸려 떠났던 원정길에 하나씩 만들어진 이마의 주름길이 셀수없이 많아진 엄마

에베레스트 원정에서 동상으로 검게 변한 아들 발가락잡고 말없이 눈물만 흘리던 엄마 그 발가락으로 또다시 배낭메고 대문나서는 아들손 마지못해 놓아주던 엄마
자식60년 세월보며 단 하루도 편한밤 보내지  못했을 엄마
그 고왔던 모습 야금야금 내어주고 백발의 모습으로 환갑의 아들두손잡고 체념한듯 버릇처럼 위험한데 가지말고 하지말라는 엄마
염색이지만 검은 머리만 보다 첨 보는 백발의 엄마 환한 웃음속에 90년삶동안 나로인한 60년의 세월이 이모습 같아 가슴 한쪽을 후비는데 60년을 애태운게 모자라
이제 애 엄마 애태우고 있어니 울엄마 누구엄마 할거없이 엄마들만 노리는 악동인지 이놈의 인생은 언제쯤 철이 들까
아니 애써 철이 안들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